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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3.5㎞ 자전거도로에 끊기는 곳 90여개… 아찔한 자전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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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2-11-28 10:48 조회9,6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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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만5308㎞ 자전거도로 일부 구간엔 무늬뿐인 길도
대전 대덕대로 - 14억4800만원짜리 자전거 길 1년 5개월 만에 없어져
강릉시 성덕로 - 도로 곳곳 움푹… 사실상 방치

14일 오전 7시 30분 대구 수성구 무학로. 왕복 10차선 도로에 출근길 차량이 꽉 들어차 있었다. 자전거를 탄 여중생 2명이 빨간 우레탄이 깔린 폭 1.5m의 자전거도로에 올라섰다. 20여m를 달리다가 식당 주차장에서 나온 차와 마주치자, 곡예를 하듯 핸들을 꺾어 차들 사이로 다시 달렸다. 이들은 "자전거도로 위에 가로등과 교통표지판 등이 세워져 있어 마주 오는 자전거가 있으면 수시로 멈춰서야 한다"고 했다. 이 도로 양쪽의 자전거도로는 약 3.5㎞. 2010년 11월 대구시가 14억원을 들여 신설했다. 그러나 상가 출입구와 횡단보도 등으로 끊기는 곳만 90여곳이다. 무늬만 자전거도로인 셈이다.

정부가 2009년부터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면서 전국 곳곳에 생긴 자전거도로는 호평을 받았다. 시민의 여가 패턴이 달라졌다고 할 만큼 자전거 애호가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도로 교통수단 분담 역할도 했다. 지금까지 조성된 전국의 자전거도로는 1만5308㎞이며, 2010년 이후 신설되거나 정비한 곳만 3921㎞에 이른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가 무분별하게 도로를 만들어 예산을 낭비한 사례도 많다.

◇차량도 자전거도 위험

대전시는 대덕대로 자전거도로 5.8㎞를 만든 지 1년 5개월여 만인 작년 4월 철거했다. 2009년 10월 14억4800만원을 들여 차로 폭을 줄여 도로 양쪽에 설치한 이 도로에 대해 "자전거 이용자와 차량 운전자 모두가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전국 지자체에서 무리한 자전거도로를 만든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광주시 영산강변 자전거도로엔 필요 없는 '볼라드(경계 기둥)'를 설치해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보통 도로 가장자리에 차도와 구분하기 위해 볼라드를 세우는데, 이곳은 자전거도로에 중앙분리대를 만들어놓은 셈이다. 자전거사랑 광주본부 문종호(44) 사무국장은 "이 도로에선 일주일 평균 15건 정도의 볼라드 충돌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type_mov_off.png
icon_img_caption.jpg 전국 자전거도로 상당수가 부실 운영으로 사실상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대로 자전거 전용도로는 불법 주차한 차량들로 자전거가 다닐 수 없는 상태로 놓여 있었다(오른쪽). 경북 구미시 원호리~문성리 사이 자전거도로는 조경수가 도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고(왼쪽 위), 강릉시 포남동 자전거도로도 가로수 보호석이 자전거 주행을 방해하고 있었다(왼쪽 아래). /신현종 기자·이범석 객원기자·최재훈 기자
◇주차장으로 전락

대전시 서구 도안 신도시 내 자전거도로 21.2㎞는 버스와 화물트럭 등이 즐비한 주차장이 된 지 오래다. 도안동로에서 목원대로 가는 삼거리의 자전거도로는 차들이 우회전하는 통로로 전락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아파트와 상가 등이 한창 들어서는 중이어서 자전거 이용자보다는 차량 이용자가 많다"고 말했다.

강릉시가 지난 2004년 입암동과 강릉항까지 외곽도로로 준공한 성덕로의 자전거도로도 방치돼 있었다. 아스팔트 곳곳이 움푹 패어 있고, 도로 가엔 수풀이 우거져 길인지 숲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모(40)씨는 "자전거 이용자들은 한 손으로 나뭇가지를 치우면서 운전해야 하는 형편"이라라며 "왜 이렇게 방치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시공부터 엉터리

경북 구미시는 지난 4월 고아읍 원호리 자전거도로 1.6㎞ 구간에 조경수 182그루를 심었다. 멀쩡한 자전거도로를 파내고 나무를 심은 것이다. 조경수가 차지한 자리를 제외하면 남은 폭은 80~90㎝로 사실상 자전거가 엇갈려 달리기 어렵다. 시민 박모씨(48·구미시 도량동)는 "실컷 돈 들여 만든 자전거도로에 왜 가로수를 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인근 수변공원과 어울리도록 조경수를 심었다"고 했다.

터널 속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도 있다. 경남 창원시는 1.8㎞ 길이의 안민터널 내 95㎝짜리 인도를 120㎝로 늘려 인도 겸용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매연과 소음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창원시는 "방음벽과 환풍기, 표지판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2006년부터 대구에서 '자전거 타기 범시민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관·기업 환경협의체 '맑고푸른대구21추진협의회' 오용석 사무처장은 기능을 상실한 자전거도로가 속출하는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일부 지자체가 면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경쟁하듯 자전거도로를 늘려놓은 게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이용자도 없는 외곽에 만들어져 방치되는 자전거도로가 있는가 하면, 출퇴근용 도심 자전거도로는 오히려 사고를 유발하거나 교통 혼잡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도 위에 자전거도로가 설치돼 있는 보행자 겸용 도로다. 그는 "인도는 노면 자체가 일반 차도와 달리 고르지 못하고 연결성도 떨어져 자전거도로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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