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광재 당선자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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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574회 작성일 10-06-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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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입’이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의 발목을 잡았다. 박 전 회장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했는데도 항소심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1심 재판 때 그가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변론재개를 신청하며 박 전 회장을 법정으로 끌어내려 한 이 당선자는 도지사에 당선되고도 업무를 정지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당선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부분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롯데호텔에서 5만달러, 베트남에서 2만5000달러를 받은 것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2만달러를 받은 것 등 세 가지다. 무죄라고 주장하는 이 당선자는 “진술만 있고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진술을 믿을 만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연차의 진술은 검찰에서 원심까지 내용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두 사람이 만난 시각, 장소, 예약경위, 주문한 식사량과 결제대금 등 객관적 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며 “박연차의 법정 진술 태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박 전 회장의 돈봉투를 거절했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그가 돈봉투를 놓고 나갔다는 사실을 이 당선자가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베트남에서 돈을 받은 것은 당시 보좌관이 개인적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국회의원도 아닌 보좌관에게 5만달러나 줄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여행경비라고 했다지만 상식적으로 정치자금으로 교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단, 5만달러를 당시 동행한 한병도 의원과 함께 받았다고 보고 절반액인 2만5000달러만 받은 것으로 인정했다.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의 진술 역시 검찰에서부터 원심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라고 봤다.

이 당선자가 즉각 상고할 뜻을 밝힘에 따라 박 전 회장 등의 진술은 대법원에서 한 번 더 신빙성에 대한 판단을 받게 된다.

그러나 3심은 새로운 증거조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광재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종전 진술이 판단 근거로 쓰이게 된다.

선고 사흘 전 변론재개를 신청했던 이 당선자는 항소심 재판부가 박 전 회장의 진술을 직접 듣지 않은 것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심 때 출석한 증인이라도 다시 진술을 받을 필요성이 인정되면 항소심에서도 부를 수 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를 인정, 박 전 회장에게 강제구인장을 발부했으나 검찰은 집행하지 않았다.

형이 확정될 때까지 직이 유지되는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자치법 111조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대법원 선고가 나기 전이라도 직무가 정지된다. 이 당선자 역시 7월1일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다. 행정직의 경우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만들어진 조항이지만 일각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당선자 측은 행정안전부가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앞으로 지방자치법과 관련한 법적 논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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