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국내 자전거 사고 치사율 車보다 높아… 녹색교통 안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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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박모 씨(33)는 올해 8월 말부터 출퇴근을 할 때 자전거를 이용했다.
집에서 약 1km 떨어져 있는 지하철 경의중앙선 수색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 여기서부터는 지하철로 회사가 있는 서울 을지로까지 갔다.
퇴근할 땐 반대로 수색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와 아침에 역 주변에 세워둔 자전거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박 씨는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조금 지난 지난달 초 자전거를 아파트 발코니로 들여놓았다. 더 이상 자전거 출퇴근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 씨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동안 도로 위에서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박 씨의 집에서 수색역까지 이어지는 왕복 2차로의 낡은 도로는 노면이 파여 울퉁불퉁했다.
주변에 초등학교가 있어 시속 30km 이하로 맞춰진 최고 제한속도를 어기고 과속하는 차량들도 많았다.
인근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재개발사업 때문에 화물차와 중장비 차량이 수시로 오갔다.
박 씨는 “아직은 자전거로 안전하게 출퇴근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는 것 같아 자전거를 집안으로 들여놨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국내에서는 자전거가 피해 차종인 교통사고가 7620여건 발생했다.
이 사고로 121명이 숨지고 7773명이 다쳤다.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1.6명으로 승용차의 0.5명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이 통계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는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더 위험한 교통수단인 것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의 자전거도로 길이는 916km다. 이 중 66.7%에 해당하는 611.6km 구간이 자전거 전용차로가 아닌 ‘보행자 겸용 도로’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의 자전거도로 길이는 916km다. 이 중 66.7%에 해당하는 611.6km 구간이 자전거 전용차로가 아닌 ‘보행자 겸용 도로’이다.
겸용 도로의 자전거 도로는 보행자들이 다니던 기존의 인도 보도블록과 색깔을 달리하는 차로를 새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러다 보니 자전거가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에서는 자전거가 인도의 보행자와 부딪친 교통사고가 62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자전거 전용차로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서울에는 기존에 자동차가 다니던 도로의 오른쪽(진행 방향 기준) 끝 차로 전체나 일부를 자전거 전용차로로 돌린 곳(전체 길이 55km)들이 있는데 이곳에 버스와 택시, 승용차 등이 불법 주정차를 해 자전거 차로가 단절되는 경우가 잦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지난해 자전거의 수송 분담률이 49%에 달했다. 올해 9월 4일(현지 시간) 찾은 코펜하겐 중앙역 앞 도로들은 높이에서 차이가 났다.
차도가 가장 낮은 곳에 있고 진행 방향 기준으로 차도의 오른쪽에 자전거 전용차로가 있는데 차도보다 어른 한 뼘 정도 높았다.
자전거 전용차로 오른쪽엔 인도가 있는데 역시 자전거 전용차로보다 한 뼘 정도 높은 곳에 있었다. 차량이 자전거도로를, 자전거가 인도를 침범할 수 없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런 도로 설계 덕분에 코펜하겐에서는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가 1명도 없었다.
스테펜 라스무센 코펜하겐시 기술환경국장은 “자전거가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도로 설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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